핸드드립 커피 추출에서 중요한 점
요즘 집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든 홈바리스타들이 카페에 직접 가서 사 먹는 커피의 퀄리티로 추출해서 먹는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매장에서야 추출 기술은 바리스타들의 몫이고, 매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가 방문한 카페들은 모두 수준급의 추출 기술과 그만의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카페에서의 브루잉 커피는 어떤 원두를 선택하는지가 중요한 영역이지만, 홈바리스타의 경우에는 추출과 관련된 기술이 커피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 퀄리티 있는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1. 추출 비율
커피-물의 비율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추출 레시피는 사실 원두, 배전도, 분쇄도, 추구하는 맛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핸드드립에서 완전무결한 레시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용화되는 기준은 있고, 추출 비율이 그 첫 번째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두 가지 추출 비율 정도를 추천드리고 싶다. 첫 번째는 1:16 비율이다. 1은 원두, 16은 물의 비율로 1g의 커피에 물 16ml를 사용하는 비율인 것이다. 이는 요즘 유행하는 티 라이크 커피라고 해서 부담 없는 강도로 커피의 향미를 잘 느낄 수 있는 비율이다. 두 번째는 1:12 비율이다. 이 비율은 아이스커피로 마실 때 추천하고 싶은 비율이다. 1:16 비율은 얼음을 섞어버리면 너무 연해져 버려 향미를 제대로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출을 해 보고 더 진한 커피가 좋다면 1:10, 1:8 등으로 비율을 바꿔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의 기호에 맞는 비율은 없기에, 위 추천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를 하며 기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2. 원두 분쇄도
사실 홈바리스타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분쇄도라는 것을 알고 있다. 능숙한 바리스타들이 얘기만 듣고, 혹은 사진을 보고 쉽사리 기준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할 때 분쇄도가 너무 굵다면 물이 너무 빠르게 내려와서 과소 추출, 분쇄도가 너무 얇다면 과다 추출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커피의 좋은 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 커피와 물의 접촉 시간을 적정하게 분쇄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이는 직접 추출을 하면서 느끼는 방법밖에 없다. 드리퍼, 물줄기 등에 따라 너무 편차가 심하기에 해답을 내릴 순 없으나 최대한 올바른 분쇄도에 가깝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겠다.
원두 20g / 물 온도 95도
물 50ml / 30초 (사전 적심)
물 90ml (누적 140ml) / 1분 (1차 추출)
물 90ml (누적 230ml) / 1분 30초 (2차 추출)
물 90ml (누적 320ml) / 2분 10초~20초 (3차 추출)
보통의 물줄기로 이렇게 추출을 했을 때 추출 간에 물이 너무 빨리 빠져버려서 다음 차수 추출 전 커피 베드에 물이 전혀 없다면 분쇄도를 좀 더 얇게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추출할 때 물이 너무 안 빠져서 물이 점차 누적되고, 추출을 2분 20초 안에 완료하지 못한다면 분쇄도를 좀 더 굵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3. 추출 시간
위 소개한 레시피처럼 보통 브루잉 커피는 3차에 나눠서 추출하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다. 물론 원두나 추출 기술에 따라 차수를 줄이거나 늘리거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추출을 할 수도 있다. 보통 커피 추출에 있어서 추출 초반에는 물에 가장 잘 용해가 되는 산미를 나타내는 성분이 추출된다. 그다음은 단맛, 그다음에는 쓴맛과 바디감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추출된다. 즉 커피 추출 시간이 너무 짧아버리면 밸런스가 깨져버리고, 추출 시간이 너무 길어버리면 쓴맛, 텁텁한 맛이 강해져 버린다. 앞서 소개했던 추출 레시피가 정형화되어 있는 이유 또한 밸런스 잡힌 무난한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레시피라고 보면 된다.
4. 물 온도
물 온도는 커피 추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물 온도 또한 딱 정해놓고 추출을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원두의 상태, 로스팅 정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보통 로스팅 후 디개싱이 끝나 신선한 상태의 원두라고 한다면 91~96도의 물 온도가 적당하다. 로스팅 후 2~3주가 넘어 버린 원두라면, 추출해서 맛을 보며 물 온도를 조금씩 더 올려보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또한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명쾌한 정답은 아니다.
5. 물
커피의 98% 이상은 물로 구성되어 있기에, 물의 상태는 커피를 추출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물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 중 미네랄, 경도 등에 따라 커피맛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보통은 정수물 사용을 권장하며, 정수물이 없다면 수돗물보다는 생수를 권장한다. 더욱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얘기가 깊어지기에, 물은 다음에 따로 한번 포스팅을 할까 한다.
핸드드립 커피의 정답
커피 추출에 있어서 명확한 정답과 해답이 없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커피 추출을 경험해보고 시도하고 공부하며 나만의 기호를 찾아야 한다. 그만이 여러 가지 상황과 변수에 따라 레시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고, 내 기호에 맞는 커피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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