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 바리스타 이야기/커피와 바리스타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맛, 건강, 성분)

by 호9친9 2022. 5. 27.
반응형

디카페인 커피의 등장

디카페인 커피가 출시되고 판매가 시작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디카페인 커피를 탄산이 빠져버린 콜라처럼 생각하곤 한다. 당연히 처음 출시가 됐을 때는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커피 업계의 상황은 많이 변화되었고, 위의 이유만으로로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글을 읽고 분명히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디카페인 커피가 모두 똑같이 긍정적일 거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디카페인 커피의 공정에서 오는 오해

디카페인 커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공정 차이뿐만 아니라 사용한 원두의 퀄리티와 유형에 따라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커피가 마찬가지겠지만 생산지에서 어떤 가공 방식과 공정을 거쳤냐에 따라 다른 것처럼,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공정에 따라 커피의 맛과 퀄리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를 경험하는 걸 망설여지게 하는 몇 가지 잘못된 상식들이 있다. 오늘은 그 오해에 대해서 해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

 

1.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없다.

원두, 로스팅, 추출과 같은 다른 변수를 모두 동일하게 두고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를 비교해 본다면 사실이 아니다. 커피 향미를 결정하는 요소들은 대부분 수용성 물질이다. 카페인을 뽑아내어 제거하는 여러 공정들 중 물과 탄소 필터를 이용하는 방식이 있다. 대부분 이런 공정에 대해서 잘못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공정법은 커피 생두를 온수에 담가 두고 카페인과 커피 향미를 결정짓는 수용성 물질들을 함께 추출해낸다. 이 과정에서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없다고들 평가하지만 이렇게 추출된 물에 다시 생두를 넣고 탄소 필터에 순환을 시키면, 물의 흐름에서 카페인과 수용성 물질들이 함께 이동한다. 이 흐름이 탄소 필터를 지날 때 카페인만 걸러내게 된다. 그리고 원두의 향미를 결정짓는 수용성 물질들은 이미 물에 녹아있기 때문에 그대로 보존되고 보호가 된다. 그리고 커피의 수분과 물의 온도를 예민하게 조절하여 이런 작업을 수십 시간 반복한다. 이 공정을 통해 탄소 필터를 통하여 카페인만 걸러내고 커피의 향미는 보존된다. 에너지 법칙에 따라 당연히 100% 모두 다 보존이 되지는 않지만, 이 공정을 통해 1~3% 정도의 향미 손실을 가져오긴 한다. 하지만 이는 커피맛에 영향을 주기에는 아주 미미한 수치이다.

 

2. 커피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카페인 때문이다.

커피가 건강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카페인 성분이 아닌,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활성산소에 노출되어 손상되는 DNA, 효소, 세포 구성 단백질을 보호하는 항산화물질이다. 즉 우리 몸의 유해 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변경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인이 있는 커피보다 건강에 좋지 않다 라는 말은 진실이 아니다. 오히려 커피가 건강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디카페인 커피가 더욱 유리하다.

 

3. 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이 들어있다.

사실 이 부분은 잘못된 오해는 아니다. 화학물질 없이 앞서 설명했던 물과 탄소 필터만으로 디카페인을 만들어내는 공정의 경우에는 모든 카페인을 제거하지 못한다. 하지만 99.9%에 가까운 카페인을 제거한다. 그래서 완전히 잘못된 오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카페인의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할 만큼의 카페인이 잔류하는 것은 아니다. 즉 크게 신경을 써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잠을 설치거나 카페인의 부정적 영향을 논할 만큼의 수치가 아니다. 논알코올 맥주 또한 알코올이 완전히 제거된 맥주도 있지만, 0.02%의 알코올이 잔류하더라도 논알코올 맥주로 칭한다. 이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4. 디카페인 커피는 해로운 화학 물질 성분을 가지고 있다.

공정에 따라 충분히 그렇게 오해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물과 탄소 필터를 이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이라면, 화학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원두를 증기로 데운 뒤, 이염화메탄이라는 해로운 화학 물질을 사용하여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의 경우에는 충분히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정법의 경우에도 이염화메탄을 사용해 카페인을 제거 한 뒤 원두를 수십 시간 동안 수증기로 씻어내고 남아있는 이염화메탄을 모두 증발시킨다. 그러므로 좋지 않은 화학 물질 성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설사 극소량의 화학 물질 성분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생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로스팅 열에 의해 증발하여 제거가 될 수밖에 없다.

 

마치며

카페인을 제거하여 디카페인 커피를 만드는 공정에는 앞서 말한 두 가지 공정 외에도 다양한 공정법들이 존재한다.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은 생두를 가공하는 프로세싱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가한다. 내추럴, 워시드, 세미 워시드, 허니 프로세싱, 무산소 등등 의 가공방식을 선택한 커피를 마실 때, 누구도 해로운 성분이나 건강상의 이유, 맛있고 맛없고(가공방식에서 오는 개인 취향의 차이가 아닌 개인의 절대적 기준에 따라 나누는 맛의 기준)를 생각하면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디카페인 또한 마찬가지이므로 이 글로 인해 오해가 풀렸다면 걱정 없이 디카페인 커피를 경험해보고 커피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를 가질 것을 권한다.

반응형

댓글